13시간 전 2025-12-16 15:41:35

30년전 이야기다.

이젠 나도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지만, 그때의 일은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다

당시 12살이었던 나는 강원도로 잠시 내려가게 되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작은구멍가게를 가지고 계셨는데 덕분에 난 매일 주전부리를 먹을수 있었다

어느날, 난 친구들과 함께 숲속 계곡으로 가게되었다.

친구들이 물장난을 하고 노는동안 난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를 잡으려고 산속을 샅샅이 헤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철조망이 보였다.

소나무들 사이엔 송이버섯이 자라고, 더군다나 곤충들도 많았다

난 이끌리듯이 철조망의 뚫린곳으로 들어갔다.

실상 곤충잡기보다 송이버섯들을 따는데 전념했지만, 그래도 열**게 송이를 따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점점 깊숙이 들어가던 도중, 왠 나무 뒤에 시뻘건 피 웅덩이가 보였다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산속에서 피 웅덩이를 보는일이 결코 평범함 일은 아니잖는가

송이버섯이 든 곤충 채집망을 더욱 세게 움켜쥐고 난 나무로 다가갔다.

피웅덩이 뿐 아니라 주변에 검은 자국들도 보였다.

검은 자국 뿐 아니라

사람의 손도 보였다.

나무 뒤를 바라본 나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상체만 남은 아주머니가 실핏줄이 터진 눈으로 하늘을 부릅뜨고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는 송이버섯들이 굴러다니고있었다.

뒷걸음을 치다가 넘어져버렸다.

난 쭉 아주머니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아주머니의 눈알이 내쪽으로 빙그르 돌아갔다

부릅뜬 눈이 내쪽을 바라보는 순간 난 기절하고 말았다

나중에 친구들에 의해서 난 구조되었다.

내가 들어간곳은 지뢰가 깔려있던 장소로써 지뢰제거가 끝났지만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지역이었다

불과 하루가 안되서 아주머니가 그곳에서 폭사당했고, 나도 그 수순을 밟을뻔했던 것이다.

그들은 아주머니가 죽은지 하루는 됬다고 했지만 난 아직도 그 결과를 믿을수가 없다.

그 아주머니는 혹시 내가 올때까지 살아계셨던것이 아닐까

 

 


솔플마스터 @playalone
Lv.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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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 먹고 자고 떠들고 머무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함께 먹고 자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정의 내릴 수 있는 어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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