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베트남 사람이 말하는 좋은 직장에 대하여
본문
한국이나 베트남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좋은 직장이란 말은 월급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지요.
너무나도 낮은 평균 임금, 최저임금. 그리고 그런 와중에 강하게 나타나는 외국 기업 선호 현상이 이를 대표하기도 합니다만, 평균 근속년수 10년 뭐 이런 베트남 업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어쨋든,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직장이 좋은 직장인가? ( 월급은 당연히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는 이런거 빼구요 )
1. 개인의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회사
베트남에서의 좋은 직장이란 급여와 더불어 ‘개인의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활동’을 가지고 있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라고들 합니다.
회사차원의 회식, 여행, 사진, 기념품, 행사, 가족동반/애인동반의 모임, 취미활동 지원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이렇게 진행한다고 하면 상당한 애로점이 꽃피죠 ㅎㅎㅎ
직원들 입장에서도 주말에 쉬고 싶은데 불려나가는 걸 좋아할 리가 없는 것이고,
법적인 입장에서도 ‘회사의 통제를 받는 외부활동’은 근무의 연장으로 인정해버리기 때문에 요즘은 급속도로 이런 활동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아직 좀 다르더군요.
만약 회사차원에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직원들은 당연히 개인연차를 거기다 쓰고 간다고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대표자급이나 매니저 급이 동행하게 되면 연차 안쓰고 그냥 가던지 아니면 반반해서 가는거고, 직원들끼리만 가는 행사라면 연차쓰고 회사에서는 지원해주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더군요)
어쨋든, 베트남 사람들은 회사에서 이런 식으로 뭔가 행사를 만들어 진행하면 상당히 반기고 적극적으로 활동합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베트남이란 나라도 남들과의 비교가 상당히 심하고 체면 치레가 강한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급은 아직 너무나 낮은 수준이며 사고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개인돈으로 하기에는 예산 부족으로 감히 엄두를 못내기도 합니다. 일부가 아니라 극히 일부를 제외한 ( 일할 필요조차 없는 갑부 클래스 ) 거의 대부분이 말이지요.
대부분의 관광지는 이미 외국인 시세에 맞춰져 있고 뭔가를 하려고 하면 한달치 월급이나 두달치 월급을 탈탈 털어야지 뭘 할수가 있는 수준이지요.
뭐…. 그런겁니다. 개인적인 휴식이나 여유보다, 그런데 참석하는게 일단은 개개인들로서도 훨씬 이득이라는 거지요 -_-;;;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외부적으로 폼도 좀 내고, 자기들 돈으로는 가기 힘든 그런곳에서 사진 펑펑찍으면서 생색도 좀 내고 말이죠!!
2. 연차 및 출결, 근태. 그리고 근무시 예절에 대해 까탈스럽지 않은 회사
(1) 연차
베트남의 노동법상 연차는 1년에 12개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많이 부족하지요. 왜냐하면 음력설과 같은 긴 연후 뒤에는 돌아오는 것 조차 큰일이기 때문에 연차를 가능한 한 많이 쓰고 늦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들 처럼 ‘시무식’한다고 음력설 직후 행사를 개최하든지 하게 되면… 사람들이 안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그걸 갈구기 시작하면 아예 직장을 옮겨 버립니다 ;;;
자기들 기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항상 그래왔던 문화적인 이야기인데
( 실제로 베트남업체에서는 그렇게 까지 문제삼지를 않아요 )
한국 기업이나 일본기업들은 특히 문제를 많이 삼는거지요 ;;;
그래서 탈출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일찍하고 아이를 많아 낳는 베트남 사람 특징 상,
아이들이 아프거나 할때 연차만으로는 커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애 기본적으로 둘, 셋씩 있고, 하나씩 돌아가면서 아프기 시작하면 서로 답이 없는거지요
그래서요즘은 노동법에서 명시한 연차개수 이상으로 풀어주는 회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15개를 기본적으로 보장해 준다고 하더군요
(2) 출결
우리나라 관리자 입장에서 본다면 참으로 감당 안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뻑하면 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그냥 사전 결재 받는 사람과 그냥 배째는 사람으로 나뉘어져있다는거라고나 할까요?
일자리는 넘쳐나고, 기본급 정도는.. 즉 별다른 스킬이 없는 직업군으로 갈수록 그 경향이 심합니다. 쉽게 그만두고 쉽게 일 구하는거죠.
그리고 이런 이유로 인하여 개인생활 vs 회사업무 이렇게 부딪혔을 때는,
거의 100프로 개인의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회사일을 빵꾸를 내 버립니다.
회사입장에서는 조금 골치아픈부분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해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사람을 조금 넉넉하게 고용하고 팀으로 굴려야됩니다.
한국에서처럼 최소한의 인원을 프로로 키운다음에 빈틈없이 써먹는 그런 형태는 거의 불가능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
(3) 근태
참으로 다행인 부분 중인 하나가 근태 부분입니다.
관리자 차원에서 가장 쉽게 제어가 되는 부분입니다.
10분 15분 일찍 출근해서 근무 시작하기 전 주변 청소하고 땡 하기 전부터 책상에 앉아있게 하거나, 기계 준비 다 끝내놓고 대기시킬 수 있습니다. 준비 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뭐 이런걸 신경쓰는게 아니고,
어차피 출근해서 조금 일찍도착할거, 그냥 일 시작하자… 뭐 이런 분위기가 많이 있습니다
이를 잘 이용하면 그냥 회사 분위기 유지에 도움되는 정도? ㅎㅎ
(4) 근무시 예절
베트남 노동청, 그리고 코트라, 코참 등이 주최하는 노동법 관련 세미나에서 꼭 나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장님들 만큼 “정자세”로 앉아서 일하고 “이빨보이지 않고 근무”하는 것에 목숨거는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다른 외국계 기업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이것도 하나의 “꼰대질“이 아닐까 합니다
자유롭게 웃으면서 행복하게 일하는 직장…. 우리나라 높으신 분들께는 좀 어려운 일인가요?
뭐…. 옛날분들… 지금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거기서는 먹히는게 한국이니까 먹히는 거지요.
외국에 나와서까지 좀 안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곳( 베트남 사람기준 ) 보다는 전력투구해서 한 몸을 업무에 바치는 곳( 한국 사람기준 )이라는 인식을 베트남 사람에게 자꾸 심어주려 하다 보니 탈출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습니다.
3. 최고 관리자 등급이 항상 지켜봐주는 회사
음… 여러가지 이유가 있기는 한데…
얘네들도 자기 월급이나 직급이 금방 금방, 남들보다 빠르게 올라가는게 어렵다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을 택하는 경우가 좀 많습니다.
네. 높은 직급의 사람들에게 잘보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의 경우 육탄공격 -_- 도 불사하는 경우도 많고, 남자의 경우 “정말 충성스런” 역할을 연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얘네라고 이러고 싶어서 그러겠습니까. 돈이 필요해서 그런거지
회사에서 꼼꼼하게, 정기적으로. 필요한때 불러서 면담을 아끼지 않고, 불만사항 자주 들어주고 하는 회사는 극히 선호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어쨋든 베트남 사람들을 다루면서 이건 맞는 거 같습니다.
어느정도 그네들에게 이익을 주고 확실한 목표를 주면, 생각보다 충성을 빨리 바칩니다.
하지만, 그게 자기들 기대보다 모자란다고 하더라도 티를 안냅니다. 딜을 하려하지 않아요.
그러다가 뒤통수를 치고 나가든지, 아니면 다른 직장으로 소리소문없이 이직해 버립니다.
( 이래서 한국인들이 하는 이야기가 베트남 사람들을 100% 믿지 말라고 하지요 )
그런데, 어쨋든 얘네들 생각은 얘네들 생각일 뿐이고, 면담을 통해서 개인의 생각과 회사에서 기대하는 목표치를 자꾸 상기시켜 주고 그 보상으로서 가지게 될 급여와 성과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물속에 모래 퍼내듯 자꾸 빠져나가버리더군요.
직원들 비위를 맞추면서 업을 할 이유는 없는거지만, 참 눈치 보기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어쨋든, 다시 요약하면
1. 개인의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회사
2. 연차 및 출결, 근태. 그리고 근무시 예절에 대해 까탈스럽지 않은 회사
3. 최고 관리자 등급이 항상 지켜봐주는 회사
정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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