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공의 무서운 이야기 > 공포 미스테리

배관 수리업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친구는 막힌 배관을 뚫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가정에서 공공 하수도로 연결될 때까지의 중간에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것으로,

상당히 섬세하고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다.

부엌 배관 막힘에 흔히 있는 것이 지방에 의한 막힘이다.

고온에서는 액체던 지방이 배관 안에서 식어서 굳어지는 것.

청소 방법이 좋지 않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요리사의 집에서 일어난다.

그날 출장간 부엌에서도 배관이 지방으로 막혀 있었는데 잘 뚫리지 않았다.

이런 지방덩어리는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금속 노즐을 배관에 넣은뒤물을 분출해 관통하는 것인데,

수압을 최대로 해도 쉽게 관통되지 않아 결국 노즐 끝으로 긁어내 겨우 관통시키는 데 성공했다.

업무용 주방이라면 몰라도, 가정에서 저 지방의 양은 비정상적인데,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반년쯤 지나 친구는 집 바닥에서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봤다.

업무 기록을 확인해보니 그 집이라고 확신했다.

지금 사는 사람은 몇 달 전에 중고로 그 집을 사 이사 왔다는 것이었다.

현재 용의자로서 전 집주인이 지명 수배되고 있다고 한다.

기묘한 것은 반년 동안 아무도 시체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

인간의 시체라는 것은 금방 부패하여 악취를 풍기며 벌레가 들끓는다.

슈퍼 정육점의 수백 배에 달하는 고기를 썩이는 격이다. 밀폐된 아파트라도 주변 사람들이 확실히 알아차릴 것이다.

어떻게 시신 처리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말을 듣고 친구는 일단 노즐을 새로 하고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