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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전설] 조선 최초의 금서 - 설공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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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 중종 때에 쓰여진 고전소설로 조선판 엑소시스트. 작가는 당대의 문신 채수. 채수는 유불선 가리지 않고 공부를 했으며, 그 덕에 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도교, 무속에 조예가 깊었다. 당대에 지어진 소설들 중에서 흔치 않은 괴담형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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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순창군에 설충란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고, 자식으로 설공찬과 그 위 누나인 남매를 두고 있었다. 설충란의 할아버지이자 설공찬의 증조부는 설위라는 인물로 과거에 대사성을 지낸 바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설충란의 동생으로 설충수란 인물이 있었고, 설충수에게는 설공침과 설업동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2] 그런데 설충란의 딸은 시집을 간 뒤 얼마 안 되어 갑자기 병으로 죽어버렸고, 아들 설공찬마저 20살에 장가도 못가고 병에 걸려 죽어버렸다.


설충란은 슬피 울며 자식들을 저세상으로 보냈지만 어린 나이에 죽게 된 탓인지 두 자식들의 영혼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맴돌았다. 하루는 설충수의 아들 설공침이 뒷간에 볼일을 보러 갔고 그 때 그 집에서 일하던 아이가 행금나무 가지를 꺾었는데 갑자기 고운 계집이 공중에서 내려와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아이는 깜짝 놀라 제 집에 들어가니 이윽고 설충수의 집에서 “공침이 뒷간에 갔다가 갑자기 병을 얻어 땅에 엎드려 있다가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으나 기운이 미쳐버리고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설충수가 잠시 시골에 내려갔다가 돌아와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빙의된 설공침은 시름시름 앓더니 병석에 누워 있었다. 맏아들 설공침이 귀신 들렸다는 걸 알게 된 설충수는 곧바로 무당 김석산을 불렀고, 김석산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흔들어 설공찬의 누나 귀신을 쫓아냈다. 그러나 설공찬의 누나는 설공침의 몸에서 나가면서 "나는 계집이라 약해서 물러나지만 내 오라비 공찬이를 데려오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말대로 설공찬의 누나 귀신이 가고 설공찬의 혼령이 설공침에게 씌이고 말았다. 설충수가 백방으로 양재(攘災)하려 하지만 설공찬이 제 사촌아우 설공침의 입을 빌려 "이는 오직 설공침을 다치게 할 뿐이고, 나는 늘 하늘가로 다니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다"고 조롱했다. 그러더니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거든 왼새끼를 꼬아서 집문 밖에 두르면 된다"고 했다. 설충수가 이 말을 곧이 듣고 그대로 했지만 역시나 거짓부렁이었고, 설공찬 또한 "과연 내 술수에 빠졌다."며 숙부를 희롱하고 조롱했다.


설공찬의 혼령이 빙의할 때마다 설공침은 본 정신을 잃고 설공찬에게 자아가 먹혔고, 집 뒤의 살구나무 정자에서 하루 세끼를 먹었다. 어느날 설충수와 설공침이 모처럼 부자 간의 겸상을 하고 있는데, 설공침이 왼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설충수가 설공침에게 "어찌하여 왼손으로 밥을 먹느냐?"고 물었고 그 때 설공침의 눈빛이 변하면서 "저승에서는 모두들 왼손으로 밥을 먹느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뒤 제정신을 되찾은 설공침은 당한 수모가 서러워 옷이 젖도록 운다.


이후 설공찬의 혼령이 빙의된 설공침은 계속해서 야위어갔고, 정상으로 이따금씩 돌아올 때마다 설공침이 울면서 "공찬이의 혼령이 자꾸 내게 와서 죽을 것 같다."고 애원하기에 이른다. 사태가 심각함을 알게 된 설충수는 다시 김석산을 불러 설공찬의 혼령을 쫓아내려 했고, 김석산은 "주사(朱砂) 1냥을 사서 기다리고 있으시오. 내가 가면 영혼이 제 무덤 밖으로 나다니지도 못할 것이오."라고 비법을 알려주었다. 심부름 간 사람이 설충수에게 김석산이 한 말을 전하자 설공찬의 혼령이 크게 화를 내며 "이렇듯이 나를 괴롭히시면 숙부님의 형용을 변화시키겠습니다!!" 라며 설공침을 마구 괴롭히는데, 팔다리를 비틀며 눈을 뒤집고, 혀를 파서 베어내 코 위로 올라가 귀 뒤를 오르락내리락 하게 하는 식이다. 옆에서 병간호하던 늙은 종도 반쯤 죽었다 겨우 다시 깨어날 정도로 시달린 이후에야 "이러다가 아들이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겁을 먹은 설충수가 "김석산을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원래대로 되돌렸다.


그리고 이후 설공찬은 설공침의 입을 빌려 저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저승이란 이곳에서 40리 떨어진 바닷가에 있으며, 이름은 단월국(檀越國)이라 하며, 그 왕의 이름은 비사문천왕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아주 중요한 말을 한다. 그의 말은 다음과 같다.


"이승에서 어진 재상이면 죽어서도 재상으로 다니고, 이승에서는 비록 여편네 몸이었어도 약간이라도 글을 잘 하면 저승에서 아무 소임이나 맡으면 잘 지낸다. 이승에서 비록 비명에 죽었어도 임금께 충성하여 간하다가 죽은 사람이면 저승에 가서도 좋은 벼슬을 하고, 비록 여기에서 임금을 하였더라도 주전충 같은 반역자는 다 지옥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다가 명나라 황제 성화제가 자신이 총애하는 신하의 수명을 1년 정도 연장시켜 달라고 애박이란 사람을 보내 염라대왕에게 요청했는데, 염라대왕이 "1달 이상은 곤란하다"고 해도 계속 보채자 결국 화가 난 염라대왕이 "아무리 천자라 해도 사람 살리고 죽이고 하는 건 내 권한인데 어디서 고유권한 침해냐"며 수명 연장이고 뭐고 없이 당장 그 신하를 잡아오라고 한다. 성화제는 놀라서 본인이 몸소 염라대왕에게 찾아가고, 염라대왕이 앞서 황제가 "수명 좀 늘려 달라고 부탁한 그 신하를 잡아다 손을 삶으라"고 명령하는 부분에서 소설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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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가 된게 다른 이유가 아니고 왕정체제에서 왕을 깠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소설도 처음 접하는 소설의 형식이라 많은 화제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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