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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노총각 친구 소개팅 해줬다가 와이프랑 냉전중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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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론 도무지 와이프가 이해가 안되서 여초사이트인 이곳에 물어보려합니다.


전 이제 마흔줄에 접어든 x알 친구가 있습니다.

약 35년정도 친구로 지내왔기에 어찌보면 형제 보다도 가까운 관계입니다.

물론 부모님들도 서로 친하시고 당신들의 친아들처럼 대해주십니다.


제 친구 얘기를 해보자면, 친구는 잘다니던 대기업 때려치고 공부한다고 10년전쯤 미국으로가더니 작년에 드디어 원하던 대학교 교수가 됐습니다.

어릴때부터 공부잘하고 인물좋고 가정교육도 잘받아서 그야말로 엄친아 였습니다.

이녀석때문에 주변 친구들이 상당히 많은 구박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암튼 우리 x알 친구들 모이면 여전히 이녀석한테 옛날얘기하며 스트레스풀곤 합니다.

키도크고 (185정도 됩니다), 성격도 좋고 다 가진듯한 녀석이지만 이녀석 대머리입니다...푸하하 쓰다보니 저도 웃기네요.

30대부터 까지더니 지금은 파르라니하게 아주 빡빡 밀고 다닙니다. 그러니 좀 낫긴하네요 ㅋㅋ


이친구가 약 3년만에 한국에 학회때문에 온다고해서 저도 신이 나서 와이프한테 이녀석에 대해 주저리 주저리 얘기했습니다. 코찔찔 어린시절 다같이 다니며 사고치고 다닌거 등등.

우리 결혼식때는 못왔지만 학생이 없는 돈 털어서 축의금 제일 많이낸거 등등.

와이프가 듣더니 자기회사에 괜찮은애 있다고 소개팅을 해주자고 했습니다.

일 그만두고 외국에서 살고싶어하는 애 있다고.

32살이라고 하길래 전 너무 어린것 같다고, 게다가 친구 대머리라 싫어할거라고 했더니 괜찮답니다. 최근 사진을 보더니 키크고 몸매 좋아서 슈트빨 멋지다고 이정도면 매우 훈훈하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암튼, 친구가 한국에 오자마자 와이프 데리고 술한잔 하면서 소개팅 얘기도 했습니다.

친구놈이 안하려는거 와이프랑 제가 끈질기게 설득하고 술먹여서 오케이 받아냈죠.

그리고 소개팅 당일. 소개팅 시작한지 약 2시간 후에 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술한잔 하자고.

친구말이, 자기 교수면접볼때보다 더 빡쎄게 면접본 느낌이랍니다. 하하

무슨 호구조사를 그렇게하며 자기 연봉이랑 모아둔 재산을 알고싶어하는지 진땀을 뺐다는군요.

물론 직접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살살 돌려가며 얘기하게 만들었답니다.

예를들면 "공부 오래하느라 저금은 많이 못하셨겠어요" 라든지, "미국교수 연봉은 얼마나 되요? 주위에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어서 궁금해요" 라든지...한국은 집값이 너무 비싼데 미국은 얼마나하고 결혼하면 어떤 집에서 살려하는지 등등.

대충 얘기해주고 들여보내고 제 생각나서 술마시러 왔답니다. 괜히 미안해지더군요.

서로 거의 꽐라가 될정도로 먹은후에 들여보내고 집에 오니 와이프가 도끼눈으로 절 맞이하더군요.


도대체 왜 그런 친구를 소개시켜줬냐고 저한테 화를냅니다.

황당해서 뭔소린가 했더니 저한테 남자나이 40이면 금전적으로 안정되있고 연봉도 1억정도는 되야되는거 아니냐고 따지더군요.

나이 40에 한달에 500벌고 집도 렌트살고 도대체 왜 그런 사람을 소개 시켜줘서 자기 욕먹이냐고 저한테 소리를 지르는데, 듣다듣다 너무 황당하고 짜증나서 저도 한소리 했습니다.


미국교수는 1년에 9개월만 월급이 나오고 이녀석 연봉이 9만불이 조금 안된다.

이녀석이 9만불을 단순히 12개월로 나누고 세금다떼고 가져오는 돈이 5000불이 조금 넘는거다.

나머지 3개월은 보통 여름강의를 뛰거나 연구하면서 조달하는거고 그러면 니가 말하는 10만불은 우습게 넘는거다! 이녀석이 그냥 자기의 기본샐러리만 말한거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덧붙혀서, 혼자 10년을 살아왔는데 집이 없는건 당연한거 아니냐! 당신같으면 혼자사는데 궁궐같은 저택 사겠냐고!

당신이 나랑 살면서 감이 없나본데 남자나이 40에 억단위로 버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프로냐 되겠냐고 소리쳤습니다.


와이프가 하는말이 나이 40에 대머리인데도 불구하고 교수라길래 자기랑 가장 친한 어린동생 소개시켜줬는데 스펙이 너무 딸리는거 아니냐고, 당신 친구라길래 당신 친구들 수준인줄 알고 자기랑 가장 친한 동생 소개시켜준건데 이러면 자기는 회사에서 뭐가 되겠냐고 소리를 박박 지르더군요.

그래서 저도 소리질렀습니다. 애초에 대머리는 (자꾸 대머리란 단어가 반복되네요..친구야 미안) 너도 알고 있는거고 니 동생도 사진으로 봐서 알고 있던거 아니냐.

둘다 사진보고 괜찮다고 해놓고선 이제와서 딴말이냐.

말이 나와 하는말인데, 니가 말하는 스펙이 도대체 뭐냐.

학력이라면 이친구 미국 박사학위 있다.

직업이라면 대학교 교수다.

돈이라면 말 안해서 그렇지 이친구 집안이 내 주위 친구들 중에서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상대가 안된다. 아버지 법조인이시고 형이랑 매형이 의사다. 이친구 애지중지하는 막내라 결혼한다고 하면 서울에 10억짜리 집은 현찰로 사주실 분들이다. (물론 이친구 성격상 죽어도 안받으려 하겠지만)

도대체 니가 말하는 딸리는 스펙이라는게 뭘 말하는거냐고 와이프 앞에서 술김에...처음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와이프가 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전쟁같은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된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퇴근하고 친구랑 맥주한잔하고 집에 들어가니 와이프가 한마디 하더군요.

자기가 오늘 회사가서 얘기 잘해놨다고, 그 동생이 한번더 만나주겠다고 이번엔 잘해보라고 하더군요. 순간 제 머리에서 끈이 하나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나'주'겠다고???

와이프말로는 나이 마흔에 대머리 노총각이 어디가서 32살 이쁜 아가씨 만나겠냐고,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길래 그냥 집어치우라고 했습니다.

그럴꺼면 친구더러 그냥 국제결혼 하라고 하겠다고, 베트남이나 우크라이나가면 더 어리고 이쁜아가씨 쌔고쌨다고 말같지 않은 말 하지 말라고 하고 다시나와서 친구랑 다시 술펐습니다.


이후로 약 1주일 넘게 냉전중인데, 제가 도대체 뭘 잘못한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와이프랑 다툼이 있을때는 와이프 잘못이라도 항상 져주고 제가먼저 사과하고 화풀어주곤 했는데, 이번만큼은 저도 그러고 싶지 않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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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원글은 삭제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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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많은 관심과 조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들을 다 읽어보니, 결국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 됐네요.

제 와이프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어찌됐든 제가 안고갈 사람이기에 많은 비판글들에 제 마음이 무거워 지네요.  이기회에 대화를 좀더 나눠보겠습니다.


글이 너무나 많은 관심을 받다보니 차후에 와이프나 친구가 알게되면 혹시 상처라도 받게 될까봐 삭제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친구는 이런걸로 상처받을 녀석 아닙니다 ㅎㅎ

소개팅 끝나고 술마시면서 오랫만에 하는 소개팅이라 신선했다고 웃어넘겼습니다 (물론 우리사이에서 대화는 육두문자가 90프로이지만요).

제가 한우 육회를 쏜다고 해서 무사히 넘긴거일 수도 있겠네요.


이녀석이 결혼에 목메다는 녀석도 아니고 지금까지 연애도 자기가 필요할땐 어렵지 않게 해왔기에 이번 소개팅건은 친구들과 술마실때 물고 뜯을 수 있는 좋은 안주거리가 될뿐, 크게 걱정안하셔도 될겁니다.

결혼도 이친구가 하고싶으면 어렵지않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되고요.

대학 졸업하고서 부터 지금까지도 선자리는 계속 들어오고 있답니다. 친구는 선이란걸 싫어해서 한번도 안나갔지만요.


이외에 언급할 가치가 없는 댓글들은 무시하며 지나갔습니다만, 친구 능력을 굳이 폄하하려는 글들이 꽤 많아서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친구는 자신이 어릴적 부터 꿈꿔왔던 일을 결국 해낸 사람입니다.

애초에 돈이 목적이었다면 좋은 회사에서 계속 일을하지 나이 서른에 다 버리고 미래가 불투명한 유학을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돈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닌 자기가 원하는 걸 하고 살자는 주의라 자기자신 혹은 자기 가정 책임질 정도의 돈만 있슴 된다는 주의입니다. 물론, 죽을때까지 먹고 놀아도 티하나 안나는 집안의 자식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은, 대학교 졸업이후로 부모님께 용돈 한번, 손한번 빌려본적 없는 녀석입니다.  다 참아도 제 친구에게 악담을 하는 것들은 그냥 넘기기가 힘드네요.


다시한번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남은건 와이프와의 냉전이니...잘풀수 있도록 거기에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글출처 :: https://pann.nate.com/talk/342736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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